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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최근 최재천 교수가 “인간을 제외한 동물 중 장애를 가진 개체를 돕는 것은 고래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바로 ‘고래’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가 틈만 나면 이야기하는 신비롭고 사랑스러운 생물 고래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글: 이수진

“이런 말 들어 보셨습니까? 우리가 심해에 대해 아는 것보다 달의 뒷면에 대해 아는 것이 더 많다. 대왕고래가 새끼를 낳는 장면을 본 사람이 아직까지 아무도 없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보잉 737 비행기만큼 큰 대왕고래가 하마만큼 무거운 새끼를 낳는 장면을 포착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 싶겠지만 바다는 너무나 크고 또 깊어서 고래들의 비밀을 굳게 지켜주고 있는 겁니다.“


지구 생물의 80%는 바다에 산다. 우린 오직 1%만 알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달의 뒷면보다 바다에 대해 더 모른다. 특히 몸통의 길이가 30m 이상, 무게도 200여 톤(t)에 달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동물인 고래조차도 일부분만 알고 있다. 다만, 대왕고래가 새끼를 낳는 장면은 본 적이 없지만, 대왕고래가 포식자들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임신하기 전에 열대지역으로 이동한다는 건 안다. 그리고 출산 후에는 굶은 상태에서 비축한 지방을 우유로 바꿔 새끼를 키우고, 크릴이 풍부한 남극해로 다시 떠나 풍부한 크릴을 먹기 위해 4개월 정도를 굶주린 채 5,000km를 이동할 만큼 모성애가 강한 아름다운 동물이라는 사실도 안다.
“돌고래는 주로 바다에 살지만, 강물에도 적응해 사는 개체군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양쯔강돌고래야. 이름 그대로 중국 양쯔강에서 살았는데 2007년에 멸종이 선언됐어.” 지구상의 가장 희귀한 종으로 알려진 중국 양쯔강돌고래. 1950년대 양쯔강돌고래는 물에 빠진 공주의 환생으로 여겨 신성시해왔다. 양쯔강에서만 사는 민물 돌고래로 300만 년 전 바다에서 강으로 올라와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렸다. 그러나 중국의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양쯔강의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어 양쯔강돌고래의 개체 수가 감소했다. 1950년 6,000여 마리였던 양쯔강돌고래는 1999년에는 13마리만 남아있을 정도. 이후 중국 정부는 양쯔강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어획을 금지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안타깝게도 2007년 멸종선언을 했다. 양쯔강돌고래는 인간에 의해 사라진 최초의 고래가 되었다.

“이 다리미는 꼭 향고래를 닮았습니다. 향고래는 향유고래라고도 하는데,
크고 네모난 머릿속에 경랍기관이 있어서 붙은 이름입니다.
경랍기관 안에는 향고래가 소리를 내는데
활용하는 밀랍같은 액체가 들어있습니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 읽어 보셨습니까?
그 소설에 나오는 고래가 바로 향고래입니다.”
향고래는 우영우가 가장 좋아하는 고래 중 하나이자,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장편소설 '모비딕(Moby Dick)'의 주인공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빨고래류 중 가장 큰 고래로 지구상에서 가장 큰 뇌를 가진 동물이다.
뇌의 무게는 8kg 정도이다.
또한, 머리에 밀랍으로 가득 찬 경랍기관이 있어 거대한 사각형의 머리가 인상적이다.
향고래의 머리는 몸길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며, 나이가 들수록 머리 부분이
회색에서 흰색으로 변해 '모비딕'에서는 ‘백발고래’로 표현되었다. 또한, 최대 18m까지 자라며,
최대 80분 동안 수심 2,200m까지 잠수한다. 심해까지 내려가 오징어류를 먹는다.
2004년 동해에서 8마리의 향고래가 발견되었으며, 그 이후 20마리가 관측됐다.
향고래는 18세기부터 머리의 밀랍을 비롯, 뇌유(spermaceti),
피하 지방 등 여러 가지 기름을 얻기 위해 포획되었다.
이후 남획으로 인해 20세기 초에 멸종위기에 이르렀고 전 세계적으로 포획을
금지한 이후 현재는 개체수를 회복하고 있다.
극히 일부 향고래의 소화기관 내에서 발견되는 용연향(ambergris)은
최고급 향수의 고정제로 사용되어 고가에 거래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도 2007년에 제정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해
향고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하였다.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자폐인은 천차만별입니다. 꼭 고래처럼요. 같은 고래라도 대왕고래나 긴수염고래는 혹등고래와는 완전히 다른 생태계와 사회적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흑범고래는...” 고래는 전 세계 90여 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종마다 생활방식이 다르다. 고래는 크게 수염고래아목과 이빨고래아목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종마다 무리 구성하는 방법과 수, 임신 기간 등이 조금씩 다르다. 또한, 먹이를 섭취하는 방식도 차이가 있다.
수염고래아목은 혹등고래나 북극고래, 대왕고래 등이 포함되는데, 윗턱 잇몸에 이빨대신 케라틴질의 수염판(baleen, 또는 고래수염)이 수 백 장 촘촘하게 박혀있다.
먼저 청어, 정어리, 멸치, 요각류, 크릴 등 무리 짓는 먹이와 함께 대량의 바닷물을 삼킨 다음 입을 다물고 혓바닥에 혈액을 채워 입천장 쪽으로 부풀리면 바닷물은 수염판 사이로 빠져나가고 먹이만 걸러서 삼킨다.
이빨고래아목은 고래나 향고래와 여러가지 돌고래류가 속하며 작은 물고기나 오징어류에서 부터 거대한 포유류까지 한마리씩 이빨로 집어 먹는다.

Q1. 간단한 자기소개와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래에게 수족관은 감옥입니다. 좁은 수조에 갇혀 냉동 생선만 먹으며 휴일도 없이 1년 내내 쇼를 해야 하는 노예 제도예요. 평균 수명이 40년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서는 겨우 4년밖에 살지 못합니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아시겠습니까.” 지난 2020년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내 돌고래 현황에 따르면 9개 수족관에서 전체 61개체 중 30개체가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폐사율은 약 50%이다. 국내 수족관에 사는 돌고래 중 둘에 하나가 죽어가며 ‘수족관 무덤’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돌고래는 사회성이 강하며 행동반경이 넓어 수족관에서 지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다. 또한, 고래의 수명은 종류에 따라 다른데 북극고래는 200년 이상인 반면 범고래는 50~70년 정도라고 한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면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 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수족관에 붙잡혀 돌고래 쇼를 하다가 대법원판결에 의해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들입니다. 언젠가는 꼭 보러 갈 겁니다.”


드라마는 실제 사건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나 수족관 돌고래가 제주 바다로 돌아간 경우가 있다. 2009년 제주 바다에서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는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다가 2013년 다시 방사되었다. 이사건을 계기로 해양수산부는 남장큰돌고래를 포함한 고래류 6종을 추가로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해 포획 금지 조치를 강화했다. 방사된 제돌이는 제주 서귀포 대정읍 앞바다에서 헤엄치며 건강하게 지내는 모습이 해양생물 보호 관련 시민단체에 의해 발견되었다.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20 마리 정도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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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일각고래가 흰고래 무리에 속해 함께 사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다큐멘터리에서요. 저는 그 일각고래와 같습니다. 낯선 바다에서 낯선 흰고래들과 함께 살고 있어요. 모두가 저와 다르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고 저를 싫어하는 고래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게 제 삶이니까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 일각고래는 고래 중에서 가장 기묘하고 특이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다. 위턱에서 앞쪽으로 길게 나선형으로 뻗은 엄니가 있어서 일각고래라고 부르며 유니콘의 이마에 난 뿔처럼 보이기도 한다. 엄니의 길이는 약 3m로 자신의 몸길이하고 비슷하다. 엄니의 정확한 용도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암컷에게는 엄니가 발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컷의 외모 경쟁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연구에서 엄니를 빠르게 휘둘러 물고기를 기절시킨 후 잡아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에는 연중 북극해에 서식하며 여름에는 남쪽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