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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가 국제적인 환경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환경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인류가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온실가스이다. 세계 각국이 이러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탄소중립 정책을 실행하고 있는 가운데 ‘블루카본(Blue Carbon)’이 이에 대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양생태계의 작용으로 많은 양의 탄소를 흡수해주는 탄소 먹는 하마 블루카본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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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에 따라 세계 각국은 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라고 하는 과거의 상식적인 개념과는 달리 세계 각국은 최근 ‘탄소중립(net zero)’ 즉, 탄소의 제한적 사용과 다양한 방법을 통해 배출한 탄소를 상쇄시켜 제로(zero) 탄소를 실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과학적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늦추는 방법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봐도 해양 생태계는 중요한 탄소 배출구이다. 블루카본은 고효율 탄소 배출구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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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카본’은 세계 연안의 해양 생태계, 대부분 맹그로브 숲, 염습지, 해초류, 해조류에 의해 흡수되는 탄소를 의미한다. 육지와는 달리 바다의 블루카본은 산소가 차단되고, 농도가 낮아 이산화탄소를 발생하는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 분해 속도가 느려 장시간 동안 탄소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은 흡수원이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대기 중으로 배출된 전체 탄소량의 4분의 1을 해양생태계가 흡수했다고 밝혔다. 블루카본은 그야말로 탄소 먹는 하마인 셈이다. 또 유엔(UN) 보고서 ‘블루카본, 건강한 해양의 탄소 포집 역할’에 의하면 블루카본은 탄소 흡수 속도가 육상 생태계보다 50배 가까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해양 생태계가 탄소를 제거하지 않았더라면 지구환경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을 것이다. 해양의 탄소 흡수 덕분에 지구 온난화가 늦춰지고 있다. 이처럼 블루카본은 탄소중립의 해결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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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9년 발표한 ‘해양 및 빙권 특별 보고서’에서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블루카본’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그럼 블루카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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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그로브숲
맹그로브는 무엇보다 탄소를 흡수해 저장하는 능력이 상당하다.
주로 열대나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외에도 맹그로브는 간석지의 발달 유도 등 연안 생태계를 보호하고 해안선을 침식작용으로부터 보호하는 완충 역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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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염습지
염습지는 해수의 유입으로 염분 변화가 큰 습지로 염분에 강한 식물들이 자란다. 염습지 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흡수한 탄소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땅속에 묻히게 되고, 결국 대기로부터 장시간 격리할 수 있기 때문에 염습지는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귀중한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면 연안의 서식지들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염습지의 탄소 흡수능력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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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잘피림(해초대)
‘잘피’는 바닷물 속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여러해살이 식물로 건강한 해양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해양생물로 전 세계 해안에 분포하는 잘피는 대략 60여 종이다. 잘피림은 바다 면적의 약 0.2%만 차지하고 있지만 바다가 흡수하는 탄소의 약 10%를 흡수해 저장하고 있다.
잘피림과 관련해 정부는 블루카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바닷속 해초류인 잘피를 심어서 탄소를 흡수하는 ‘잘피숲’ 사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육지의 산림과 마찬가지로 잘피림 수중생물의 산란 및 서식지 기능, 해수정화, 탄소 흡수 등 다양한 효용성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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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해조류
미역, 김, 다시마로 우리에게 익숙한 해조류는 육상식물처럼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한다. 해조류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9.9(기가톤)GT의 유기 탄소가 저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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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갯벌
해양수산부는 서울대학교 김종성 교수 연구팀과 함께 수행한 연구에서 연간 승용차 11만 대가 배출하는 탄소를 국내 갯벌에서 흡수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 연구를 통해 갯벌에 의한 탄소 흡수의 역할과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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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환경공단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이 흡수하는 탄소량은 약 48만 4,506톤이다. 우리나라는 서해와 남해에 갯벌이 있기 때문에 블루카본 활용에 유리한 환경조건을 가진 셈이다.
IPCC는 우리나라의 블루카본을 공식적으로 포함하진 않았지만, 정책적·외교적인 노력은 물론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해양수산부는 블루카본 1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적으로 갯벌의 잠재력을 입증했고, 갯벌의 블루카본 국제적 인증 지원을 목표로 하는 2단계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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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30년까지 다양한 탄소흡수원을 통해 2,670만 톤의 온실가스를
흡수하고 탄소포집·이용·저장기술 도입과 국외 감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부문별 감축 방안과 흡수원 활용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기준 72억 7,760만 톤에서 2030년까지 243만 6,600톤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블루카본 역할을 하는 연안 생태계의 경우 연간 약 34~98만 헥타르가
인류의 개발로 인해 손실되고 있다. 이러한 블루카본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모두 작은 관심을 갖고 해변이나 갯벌에 방문하면 쓰레기를 줍는 다거나,
해양생태계를 보호하는 캠페인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실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다양한 해양 자원과 탁월한 기후조절 기능, 그리고 탄소 흡수력을 가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블루카본 확산 방안이 필요하다. 이제 주로 육지에 초점을 맞춘 탄소흡수원에 대한 논의를 바다로 확장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