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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달려볼까? 하고 모여서 힘차게 달려간다.
함께 줍자! 하니 모두 함께 행복을 주워 담는다.
다른 사람을 위한 일들이 곧 나를 위한 기쁨의 시간임을 일찍부터 깨닫게 된, 현명하고 푸른 청춘들 ‘봉그젠’을 만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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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그젠’은 다양한 청년들이 모여 제주환경 관련 활동 및 캠페인을 진행하는 ‘쓰담크루’이다. ‘봉그젠’의 뜻은 제주도 말로 ‘주울래?’라는 뜻이며, 많은 분과 함께하자는 의미로 만든 이름이라고 했다. 처음 인사를 할 때 독특한 핸드 사인이 인상 깊어서 그 사인에 담긴 의미에 관해 묻자 “저희의 핸드 사인은 손가락 하트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모양인데요, ‘환경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줍자’라는 뜻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라고 답하였다. 이름도 핸드 사인도 아름다운 의미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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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크루 활동으로 처음 만나게 된 이들은 함께 제주도를 달리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모두 환경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고. “그럼 우리 플로깅1) 하며 놀자!” 그렇게 누군가의 의견으로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며 크루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었다.
1) plogging-건강과 환경을 함께 지키기 위하여,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행동을 가리키는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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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참여 동기가 있었는지 물으니 모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개개인은 평범하지만, 함께 모였을 때 서로가 시너지를 얻고 그 힘이 ‘봉그젠’이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현재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매월 1회의 환경정화 활동, 천연 면 생리대를 만들어서 나누는 활동, 다양한 캠페인 활동, 연말이나 명절에 어려운 어르신분들께 ‘노 플라스틱’으로 장을 보고 먹을 것을 지원해드리는 활동, 비건 쿠키 클래스의 형태를 빌린 환경 토론 활동 등 재미있지만 의미 있는 활동들을 진행 중이다.
환경정화 활동은 ‘봉그젠’의 시그니처 활동이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천연 면 생리대 만들기’나 ‘노 플라스틱 장보기’, ‘비건 쿠키 클래스’ 활동에 대해 기획 동기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면 생리대 만들기는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2)대표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대표적인 일회용품 중 생리대를 줄이는 캠페인성 활동이고 대부분 어려운 나라에 보내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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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쿠키 클래스’는 ‘환경과 우리가 지속되기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이 없을까?’하고 생각하다가 청년 공모사업에 당선되어 진행하게 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대부분 ‘빵’과 ‘클래스 활동’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참가자들과 비건 쿠키를 만드는데 ‘우리가 채식하게 되면 환경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로 시작하여 결국 환경에 대한 수다로 마무리된다며 활짝 웃는 그 모습이 아름다웠다.
나눔이 나눔을 낳고 사랑이 또 다른 사랑을 낳는 법. 제주도에는 자연만큼이나 아름다운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다.
2) 함께하는 그날 협동조합은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한 이야기를 뉴스로 접하고 나눔을 시작한 제주의 협동조합이며, 5년 동안 매달 100개 이상의 면 생리대를 소외계층 여성들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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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크리스마스 때 나는 안 쓰지만, 남에게 선물하기 좋은 물건을 하나씩 가지고 와서 ‘랜덤으로 선물하기!’를 해보았는데 다들 너무 즐거워하셨어요.”
“설날에 직접 모금하고 후원도 받아서, 집에서 사용하던 깨끗한 반찬통과 에코백 등을 준비해 비닐봉지 없이 장보기를 한 후 동네 어르신들께 음식을 전달했어요. 그때 매우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해진 회비 없이 열정 하나로 뭉친 청춘들이지만 각자 직업이 있는 상태에서 활동하려다 보니, 때로는 지치는 친구들이 생긴다고 한다. 그럴 때면 쉬어가기도 하고 최대한 서로를 배려하며 기다렸다가 다시 함께 출발한다는 봉그젠. 함께 모여 노는 방법도, 기다리는 방법도 잘 배워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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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그젠의 다음 활동은 제주의 식당, 카페와 함께 ‘굿바이 물티슈’ 캠페인을 진행하려 준비 중이라고 한다.
또 다른 활동에 대한 설렘을 내비치는 이들, 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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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활동‘이 때론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재미있어야 지속할 수 있고 일상에 녹아든다며 그저 노는 방법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는 ’봉그젠’. 제주로 가서 그들과 함께 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환하고 건강한 미소를 머금은 ‘봉그젠’의 행보를 앞으로도 기대하고 응원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소중함을 지킬 때 오는 행복함이 그들을 통해 세상에 전파되기를 바래본다.